코로나로 인해 멈춘 여행 시계. 여행사에서 인솔자로 일했던 저자의 일상도 그렇게 멈추어 버리는 듯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고요한 삶 속에서 여행의 작은 순간들이 조용히 인사를 건넨다. 사랑하는 취미이자 행복한 업(業)이었던 여행이 남긴 반짝이는 추억들이 이 작은 책에 모두 담겨있다. 그리운 여행의 풍경은 거대한 화폭의 풍경화 대신 소소한 정물화처럼 그려진다.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진들 틈에 자리한 짧은 여행의 기록은, 과거의 저자가 오늘의 저자에게 보내는 엽서이자 이 책을 읽게 될 독자에게 보내는 위로처럼 느껴진다.
제목인 『STILLEBEN(슈틸레벤)』은 독일어로 정물화(靜物畫)를 뜻한다. 멈추어진(靜) 물건(物)으로 번역된 이 단어는 고요한(Still) 삶(Leben)이라는 의미를 함께 간직하고 있다. ‘정물화처럼 남은 여행 사진 속에 겹겹이 묻어난 고요한 삶의 방식’ 을 한 단어로 축약한 제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