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일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국가와 인류에게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 됩니다. 자본주의의 순기능이 한계에 다다라 부가 집중되고, 유한한 자원도 환경의 역습도 어느 하나 우리의 미래를 밝게 보여주지 못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미래에도 우리가 계속해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돈이 되는 것들을 찾아야 한다는 매우 원초적이고 치열한 말이 됩니다. 그래서 소설가 장강명이 말하는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SF'라는 개념은 더욱 흥미롭습니다. 이제는 단 한 순간도 과학기술과 떨어져 존재할 수 없는 인류의 삶과 공동체에 과학기술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죠. 머지않아 우리의 삶에 자리잡을지 모를 합리적 상상을 통해 미래의 먹거리를 발견하는 행운을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 이유진은 송유진이 바람을 피웠음을 곧 알아차렸다. 회사 근처 아파트, 피트니스 클럽, 치유 명상 센터, 1인 여행 상품, 결혼 정보 회사, 이혼소송 전문 변호사, 삶의 의미와 홀로서기에 대한 각종 책과 강연에 대한 광고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으므로 모를 도리가 없었다. 기업들은 송유진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 송유진의 부인이 이유진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유진이 조만간 피트니스 클립이나 치유 명상 센터를 찾든지, 새 배우자 후보나 변호사를 구할 거라고 예측한 것 같았다. 송유진이 이런저런 상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구독하면서 약관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자기 개인 정보를 활용하거나 다른 업체에 넘겨도 된다고 승인한 게 틀림없었다. 칠칠치 못하게. -p380,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