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굶지 않고 밥은 먹어도 메뉴를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 여전히 밥 먹는 데 가장 마지막으로 지갑을 여는 사람들을 취재하며 메뉴를 선택하지 못하는 삶을 기록한 책입니다. 인터뷰한 25명중에서 13명이 129장의 식사사진을 보내왔고, 인터뷰와 사진을 바탕으로 식사 내용을 분석하면서 심각한 영양불균형과 절대적인 음식량 부족, 그리고 삼시세끼 한달 내내 혼자 밥먹는 사람들을 마주합니다. 영양과잉 시대에 오로지 배를 채우기 위해 밥을 먹는 식사 빈곤 문제를 들여다 봅니다.
- 일주일간 상헌씨가 보내온 식사 사진을 보면 하루 세끼를 다 먹은 날은 이틀뿐이었다. 보통 하루에 한두 끼만 먹었다. 세 끼를 먹은 날 보내온 사진을 보면 온전한 세 끼라고 부르기 어려운 구성이었다. 아침으로 해피인에서 받은 바나나 2개, 점심으로 해피 인에서 받은 도시락, 저녁은 또 바나나 2개. 다른 날은 아침으로 라면, 점심으로 해피인 도시락, 저녁으로 또 라면을 먹었다. 해피 인에서 받아 온 음식이 있어야 세끼를 먹는 게 가능했다. 해피인은 그의 밥줄이었다. 식사 사진 14장 중 9장에서 라면이 보였다. 상헌씨는 틈새라면, 진라면, 미역국라면 등 다양한 라면을 먹었다. 하지만 계란과 함께 끓이거나 김치를 곁들인 라면은 보이지 않았다. -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