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와상 한 조각, 우동 한 그릇, 군만두 한 접시, 두부 한 모, 빙수 한 사발...... 그게 뭐라고 차를 몰고, 기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지방으로 해외로 이동에 대한 댓가를 치르면서까지 기어이 먹고 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경제적이지 못한 음식 소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런 비합리적 소비를 계속하는 이유는 그 음식의 맛과 함께 시간의 기억이 담기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돈이 아깝지 않은 밥...... 시를 쓰고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는 최갑수 작가가 바로 그 음식에 담긴 시간의 기억을 써내려간 에세이 입니다. 대단할 것도 없는 음식들일지는 모르지만 그 맛에 담긴 저자의 시간들은 잘 익었습니다.
- 며칠 동안 일어났던 머리 아픈 일을 뒤로하고 오사카에 왔다. 여기는 난바의 어느 골목 귀퉁이에 자리한 조그마한 우동 집이다. 사케를 곁들여 유부 우동을 먹고 있다. 국물의 온도는 적당하다. 국물 한 모금을 마시고 사케 한 잔을 마신다. 뭔가를 결정해야 할 때 술은 좋은 선택이 아니지만, 뭔가를 내려놓아야 할 때 술과 여행은 아주 좋은 선택이자 조합이 된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다. -p179,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