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사랑하고 징그럽게 사랑받은 기억, 마음 한 켠에 간직하고 계신지요.
그 사랑은 자주 웃었나요? 아니면 많이 아팠나요?
상대에게 상처받으며 오히려 자신의 바닥을 보진 않으셨나요?
상대의 배려와 챙김을 받으며 자신을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여기진 않으셨나요?
사랑을 이어가며 혹시 서로가 의존적인 관계는 아닌지 독립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진 않았나요?
지금 빨갛게 달아오른 이 감정들이 언젠가 하얗게 바래질까 불안하진 않았나요?
이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일까 망설이진 않았나요?
주체할 수 없이 커져가는 감정으로 혹은 이리도 매마른 감정으로 관계를 이어가도 과연 괜찮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진 않았나요?
취향이 달라서, 관삼이 다르고 취미가 달라서 걱정하진 않았나요?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디부터 뜯어 고칠지, 어디까지 존중이고 어디부터 간섭인지 가늠하지 않았나요?
......
사랑이라는 감정 혹은 관계가 행복했건 불행했건, 편안했건 불안했건
끈질기게 달라붙는 수많은 질문들
그 수많은 질문 중에
......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
#그래서오늘은 심리상담센터와 팟케스트를 통해 일상 곳곳에서 마음의 문제들을 만나는 작가 #서늘한여름밤 의 #우리의사랑은언제불행해질까 입니다.
.
덜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서 더 사랑했던 사람들의 기억을 꺼내 글로 짓는 것은 혹시 잔인한 일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사랑의 성질이 점점 감정에서 관계로 옮겨가고, 서로의 것을 나누어 갖는 것에서 함께 풍부하게 만들어가는 것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자연스레 전해지며 건강하게 키워낸 사랑을 만나게 됩니다.
.
- 어떤 관계는 이렇게 모든 것이 엉망이고 엉성한 채로 시작될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p.37
.
-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보호자로 성장하고 있다.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끌어안을 수 있는 여분의 마음과 능력을 기르려고 노력한다. 상대가 보드랍고 섬세한 아이 같은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듬직하고 단단한 어른이 되려 한다. 그래서 이 집에는 두 명의 어른과 두 명의 아이가 살고 있다. -p.235
.
누구나 사랑은 할 수 있지요. 사랑은 번개처럼 불꽃처럼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사랑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함께 정성스레 가꾸고 키워야만 할 수 있는 사랑도 있다는걸,
그 사랑 안에선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라는 질문이
'불안'이 아니라 여전히 불행하지 않다는 '안도'로 전해진다는 걸 아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