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동안의잠 / 박완서 / 김세현 / 어린이작가정신
생명에 대한, 다른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대한 존중이 담긴 박완서의 마음은 이 동화에도 아주 잘 담겨 있습니다.
콘크리트 두꺼운 천장 아레 굶주린 개미들은 커다란 먹이를 발견합니다. 바로 한철 나무에 매달려 노래 부르기 위해 7년을 기다린 매미 유충입니다. 개미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고작 노래나 부르자고 7년이란 상상할 수 없는 시간동안 재주를 갈고 닦았다니. 자신들에게 잡아먹혀도 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내 그 노래로 인해 일의 고달픔을 달래던 기억을, 여름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지요. 노동의 가치와 예술의 가치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개미건 매미건 어느 목숨 하나 더 소중하고 말고 할 것 없습니다. 인간을 바라보던 바로 그 작가의 시선은 이 땅의 모든 생명에도 똑같이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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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박완서’ 라는 이름 석 자는 오히려 쉬이 다가가기에 견고한 담이 되어 버린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일단 그 견고한 문을 들어서면 그 소탈함에 그 평범함에 매료되고 맙니다. 그리고 그 이해와 그 통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겐 정말 좋은 작가 한 분 계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