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칠레의 국민 시인 ‘파블로네루다’의 시집 ‘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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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여, 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
‘책을 기리는 노래(199p)’의 한 구절입니다.
‘넌 도서관으로 돌아가렴, 나 거리를 걸으리니(202p)’라며 파블로네루다는 현실에 충실한, 대중과 가까운 시를 쓰고, 그런 삶을 살겠노라 다짐합니다.
소설(네루다의 우편배달부,안토니오스카르메타)이 된 시인, 영화가 되어 더 친숙해진 네루다.
‘일포스티노’ 영화 속에서 우편배달부와 우정을 나누는 시인이 바로 이 책의 저자 파블로네루다라는 건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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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모름지기 모두가 함께 나누는 빵과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며, 신문연재 제안 받았을 때 ‘문예면’이 아닌 ‘뉴스면’에 실려야 한다는 독특한 조건을 내걸었다고 하는데요, 아침에 배달 된 신문의 ‘뉴스면’에 실린 시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상상하게 됩니다. 요즘 시대라면, 매일 아침 뉴스앱 메인 화면에 ‘시 한편’이 도착하는 알림이 뜨는 것 같겠죠? 그리고 그렇게 배달된 시는 작고 소박한 것들을 노래하며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하루를 시작하게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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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칼이
널 자를 때
하나뿐인 고통 없는
눈물이 솟는다.
넌 괴롭히지 않고도 우리를 울게 했다.
……
수정 같은 너의 본성에는
대지의 향기가 살아 있다.
(양파를 기리는 노래, 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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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여, 넌 매일 아침
의자 위에서 기다린다.
나의 허영이, 나의 사랑이,
나의 희망이, 나의 몸뚱이가
널 채워주길.
……
날마다
난 머리 숙여
너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러면
넌 나를 껴안고 난 너를 잊는다,
우린 일심동체니까,
(옷을 기리는 노래, 3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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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순으로 소개된 소박한 사물과 대상 68편이 실려 있는 이 시집은 ‘~~~을 기리는 노래’라며 기본적인 송가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